10년 만에 돌아온 '스팀머신', 정작 예약 열자마자 품절됐다
밸브의 휴대용 게이밍PC '스팀 덱' (Wikimedia Commons, 스팀머신 실제 사진 아님)
IT · 전자기기
10년 만에 돌아온 '스팀머신', 정작 예약 열자마자 품절됐다
가격 161만 원부터, 그마저도 추첨제 — AI가 만든 반도체 품귀가 게이밍 PC 값까지 밀어올렸다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거실용 게이밍 PC '스팀머신'의 예약 판매를 6월 22일부터 시작했다. 2015년 첫 스팀머신이 실패한 지 약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512GB 모델이 1,049달러(약 161만 원), 2TB 모델은 1,349달러(약 207만 원)로, 당초 예상됐던 700~800달러대를 훌쩍 웃도는 가격이다. 그런데도 예약 판매 페이지는 밸브의 공식 발표보다도 먼저 '품절' 상태로 전환됐고, 밸브는 되팔이를 막기 위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구매자를 선정하고 있다. 아쉽게도 이번 1차 예약 대상 지역에 한국은 빠져 있다.
왜 하필 지금, 가격이 이렇게 뛰었나
밸브는 2023년 부품을 처음 확보했을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그 여파로 D램·낸드플래시 같은 범용 메모리 가격까지 함께 치솟았다. 이 때문에 스팀머신뿐 아니라 스팀덱 가격도 최대 300달러(약 40%) 인상됐고, 콘솔·게이밍 PC 업계 전반이 비슷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AI 반도체 붐이 게이머들의 지갑 사정에까지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스팀머신, 핵심 스펙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가격 | 512GB 1,049달러 / 2TB 1,349달러 (컨트롤러 포함 시 각 +79달러) |
| CPU | 세미 커스텀 AMD 젠4, 6코어 12스레드, 최대 4.8GHz |
| GPU | 세미 커스텀 AMD RDNA3 28CU, 최대 2.45GHz |
| 메모리 | 16GB DDR5 + 8GB GDDR6 VRAM |
| 성능 비교 | 스팀덱 대비 약 6배, PS5보다는 소폭 낮은 GPU 성능 |
※ 스펙과 가격은 2026년 6월 22일 밸브 공식 발표 기준이며, 한국 출시 가격과 시기는 아직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10년 전 실패와는 뭐가 다른가
2015년 초대 스팀머신은 여러 제조사가 제각각 하드웨어를 만들다 보니 사양이 중구난방이었고, 일부 업체는 리눅스 기반 게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예 윈도우를 탑재해 팔기도 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번엔 밸브가 직접 하드웨어를 설계·제조해 표준 사양을 통일시켰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기술적으로도 지난 10년간 밸브가 완성시킨 '프로톤(Proton)' 호환 기술 덕분에, 과거엔 실행조차 안 됐던 대부분의 윈도우 게임이 이제는 리눅스 기반 스팀OS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된다. 일부 안티치트 프로그램을 쓰는 게임만 예외적으로 호환되지 않는 수준까지 개선됐다.
아쉬운 점 / 지켜봐야 할 변수
- 1,049달러라는 가격은 콘솔보다는 중급 게이밍 PC에 가까운 수준이라, 이미 고성능 PC를 보유한 게이머 입장에서는 구매 매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VRAM이 8GB에 그쳐, 최신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초기 생산 물량이 제한적이라 추첨에서 밀리면 언제 구매 기회가 다시 올지 알 수 없고, 한국은 이번 1차 예약 대상 지역에서 아예 제외됐다.
- 넷플릭스·유튜브 같은 별도 미디어 스트리밍 앱을 지원할 계획이 없어, 거실 엔터테인먼트 기기로는 활용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언제, 어떻게 살 수 있나
밸브는 스팀머신이 이번 예약 판매 지역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국내에서는 기존 스팀덱·스팀 컨트롤러 유통을 담당해온 공식 대행사 '코모도'를 통해 추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글로벌 부품 수급난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출시가 상당 기간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팀머신과 스팀덱은 다른 제품인가요?
네, 스팀덱은 휴대용 게이밍 기기이고 스팀머신은 TV에 연결해 쓰는 거실용 소형 게이밍 PC입니다. 다만 같은 스팀OS를 기반으로 하고, 스팀덱 대비 약 6배 향상된 성능을 갖췄습니다.
Q. 이미 게이밍 PC가 있는데 스팀머신을 살 이유가 있을까요?
고성능 PC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성능 면에서 큰 메리트는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거실 TV에서 컨트롤러만으로 간편하게 즐기고 싶은 용도라면 폼팩터 자체의 매력은 있습니다.
Q. 추첨에서 떨어지면 완전히 기회가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1차 무작위 배정에서 밀리더라도 대기 명단에 등록되며, 밸브는 후속 생산 물량을 통해 순차적으로 구매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팀머신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AI발 반도체 품귀가 일반 소비자 가전 가격까지 밀어올린다'는 상징적인 사례로 더 주목할 만합니다. 게이밍 기기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국내 정식 출시 시기와 가격이 확정될 때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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